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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수행 잘하면 모두가 불보살”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근일 스님(영주 부석사 조실)

“범소유상(凡所有相)이 개시허망(皆是虛妄)하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이면 즉견여래(卽見如來)로다.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상을 보되 상 아닌 것을 보면 여래를 보리라.”는 이 말은 우리 모두 다 아는 금강경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나가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니 다만 능히 이와 같다면 어찌 일을 마치지 못하였다고 걱정할 것이 있겠습니까. 하나가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라는 뜻은 삶과 죽음이 하나요, 지옥과 천당이 하나며 너와 내가 하나라는 뜻입니다. 이 하나인 이치를 안다면 일을 마치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에는 많은 일이 있지만 공통되면서도 소중한 일은 삶과 죽음의 일이요, 깨달음의 일입니다.

부처님 당시의 유마 거사, 중국의 방 거사, 우리나라의 부설 거사 같은 분이 있었을 때에 불교가 크게 융성했었고, 거사님들이 변변치 않을 때에는 불교 또한 그러했습니다. 오늘 우리 스님들이 자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이때, 지위도 높고 많이 배운 거사들이 모임을 갖고 신행생활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 불교계 뿐 아니라 사회에까지 큰 힘이 됩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행하는 것이 더 낫고, 백 번 행하는 것보다 한 번 깨닫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잠깐 예불을 하고 죽비를 치는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이심전심으로 크게 얻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사람일수록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많이 배운다고 합니다. 옛말에 ‘나를 착하다 하는 자는 나의 적이요, 나를 악하다고 하는 자는 나의 스승’이라고 하였습니다. 승찬 대사는 “나쁜 말도 관해 보면 공덕이요, 곧 나를 깨우치는 선지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자 여러분들은 머리를 기른 성직자입니다. 머리 깎은 성직자가 잘못하면 이 사회가 엄청나게 잘못됩니다.

법이 이 사회를 계도할 때 결과를 대상으로 다스린다면 종교는 분명 그 원인을 다스립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법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는다 하더라도 마음으로 죄지은 것은 다룰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종교적으로 볼 때 마음으로 남을 미워하는 것도 큰 죄입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모두 힘이 있어야 행복합니다. 아는 것도 힘이고, 건강도 힘이고, 조직도 힘이고, 돈도 권력도 모두 힘입니다. 힘이 있어야 그 사람이 행복합니다. 그러나 세상에 있는 힘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영원한 힘은 바로 도(道), 깨달음입니다.

부처님께서 왜 상주불멸의 이치를 말하지 않고 “범소유상이 개시허망하다”는 허망한 이야기를 하셨느냐 하면 우리 중생들은 허망한 이야기를 하여야 만이 집착을 버리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처음 깨치시고는 “누구든지 깨달아 있다” 하셨으나 아무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무상’부터 설하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모든 고통은 집착으로부터 온다. 집착을 없애려면 도를 닦아라.” 하시며 부처님께서는 49년 동안 우리 중생들을 위해 설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또 상을 보되 상 아닌 것을 보면 곧 부처를 본다고도 하였습니다. 이는 곧 집착하지 말고 살라는 것입니다.

불교를 잘 믿고 행하면 판사, 변호사, 검사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서는 인생 살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생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참선하고 공부하여 자기 자신을 가꾸고 자신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삶을 살아갑시다. 그렇게 될 때 우리 모두는 바로 불보살이 될 것입니다.

* 이 법문은 만불신문 113호(2004년 8월 7일자)에서 옮겨왔습니다.

2011-09-23 / 4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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