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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 짓게 돕는 것이 참다운 삶”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정락 스님(전 용주사 주시)

《지장경》〈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살아서 착한 일을 하지 않고 도리어 많은 죄를 짓고 임종하면, 그의 가깝고 먼 친척들이 훌륭한 공덕을 지어서 복되게 하더라도 1/7만 죽은 사람이 얻게 되고 나머지 공덕은 산 사람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갑니다. 그러므로 현재와 미래의 선남자·선여인이 잘 듣고 스스로 닦으면 그 공덕의 전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재 의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고 다른 하나는 영가를 위해 베푸는 의식 즉, 시식입니다. 재를 지내준 이가 6/7의 복덕을 받는 것은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려 공덕을 짓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재를 지낸 공덕의 1/7만 영가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가에게 공덕이 너무 적게 간다.’고 생각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천도재를 지낼 때는 인연 있는 다른 영가를 청해서 많은 공덕을 짓도록 해주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불교의식 속에는 부처님의 근본사상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훌륭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으로 기르고, 자식이 부모를 효로써 봉양하는 것 그 모든 것이 자기 행복이며 크나큰 공덕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세상에는 때때로 자기 노력이나 능력만 가지고는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복력(福力) 때문입니다. 부모가 똑같은 노력과 능력으로 자식을 기를 때도 복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많은 차이가 납니다. 사람의 복력은 각자 자기가 공덕을 지은 만큼 쌓아가는 것입니다. 재를 지낸 사람에게 6/7의 공덕이 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가장 훌륭하게 사는 것은 남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자기 욕심만 내다보면 서로가 불행해집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서로 아끼고 위하며 살면 공덕이 쌓여 행복해지기 마련입니다.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치도 서로 아끼고 위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도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키우고 베풀어서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자식들이 잘 자라주었기 때문에 내가 잘 키우고 잘 베풀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잘 자라줘서 고마운 생각이 드실 겁니다.

자식도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행복해지고 복이 쌓입니다. 부모를 미워하고 원망하면 불행해지고 복이 줄어들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 행복해지고 공덕을 쌓는 방법입니다.

여기에서 더 수승한 공덕을 쌓는 방법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복을 짓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 전에 향을 올릴 때 처음 절을 찾은 초심자가 향을 올릴 수 있도록 권하고 방법을 일러주는 것입니다.

재를 지내면 수승한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재는 영가로 하여금 공덕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정성껏 재를 지내시고 그 공덕으로 영가도 천도하고 우리도 행복하게 복을 지어야겠습니다.


* 이 법문은 만불신문 117호(2004년 10월 2일자)에서 가져왔습니다.

2011-10-28 / 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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