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卯年 冬安居 結制 法語
바로 여러분 눈앞에 밝고 뚜렷하게 山僧의 법문을 듣고 있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합장하고 예배하는 자는 누구인가? 여러분이 각자 점검해 보라.
여러분이 법문을 듣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주인공이라고 말하지 마라. 그렇다면 내가 그대들에게 묻겠습니다. 그것은 큰 가 작은가, 긴 가 짧은가, 깨끗한 가 더러운가, 그 면목은 어떠하며 그 생김새는 어떠한가. 여러분이 알 수 있고 능히 볼 수 있는 주인공이란 무엇인가?
그러기에 옛사람이 그것은 부처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그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의 마음은 항상 눈앞에 있지마는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찾으면 찾을수록 더욱 멀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한 생각 일어나기 전에 한결같이 참되어 망념이 끼어들지 않을 때는 그 깨끗하기가 옛 거울과 같고 그 밝은 것이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호수와 같아서 삼라만상을 다 비추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을 비추고 옛날과 지금을 비추는데 조금도 숨김이 없고 조금도 걸림이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의 경계이며 또 여러분들이 옛 부터 지금까지 쓰고 또 써도 다하지 않는 본래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입니다.
여러분들은 여기에 의심이 없습니까? 만일 있다면 다시 말하겠습니다.
(주장자를 들어) 이것이 보이십니까?
(주장자로 탁상을 치고) 이것이 들리십니까?
그렇다면 보고 듣는 그것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바로 여기에서 분명하여 의심이 없으면 영원히 생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고통은 없어지고 즐거움이 있게 될 것입니다.
放下諸緣心便空
從玆大道自然開
豁開兩眼明如月
到處逢人現古風
모든 반연 놓아버려 마음이 공하니
이로부터 큰 도가 자연히 열리네.
두 눈이 일월과 같이 밝아져
가는 곳 만나는 사람마다 참 모습 드러내네.
우리가 結制를 하고 工夫를 하는 것은 見性하기 위해서 이다. 견성은 마음의 참 실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마음工夫라는 것은 心田耕作, 마음 밭을 가는 작업입니다. 마음을 푸르고 향기롭고 지혜롭고 아름답게 가꾸는 작업이다.
중생의 마음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벌레가 들끓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내버려두면 번뇌의 잡초가 무성하고 三毒의 벌레가 우글거리게 된다. 우리는 부단히 마음을 세탁하고 갈아야 합니다. 몸을 목욕하고 옷을 세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 세탁은 더욱 중요하다. 마음을 갈고 세탁하는 것이 참선이요 정진입니다.
人生究竟의 목표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마음자리에 도달해서 살아야 하나? 그것을 우리는 解脫이라 하고 安心立命이라 합니다.
그 경지는 無我요 우주와 自我가 혼연일체가 된 세계입니다. 그것은 自由自在요 無碍요 원융의 세계입니다. 이런 경지에 도달할 때 日日是好日이 되며 이럴 때 진정한 자비심이 표출하여 중생구제의 길에서 가지가지 方便으로 眞理를 보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自利利他요 同體大悲의 具現입니다.
애써 정진들 하십시다.
불기2555(2011)년. 11 . 8일
德崇叢林 方丈 雪 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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