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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스님 열여덟 분이 가르쳐주는 행복 요리법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고산 스님 외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샨티데바 『입보리행론』 中

‘행복하고 싶은가?’ 물으면 누구나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기 위해 자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물으면 궁색한 건 누구나 매한가지다. 묻는다. “욕심과 욕망이 한계가 없는데 어떻게 만족이 있을 수 있겠는가?”(도법 스님)

이 책에 등장하는 스님들의 이야기 소재는 대부분 ‘행복’이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님들은 행복을 얻는 방법에 대해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그렇다고 뼈를 깎는 수행을 이야기하거나 특별한 비법을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여덟 분의 스님들은 공히 우선 행복과 불행은 자기가 스스로 지은 것임을 분명히 이야기 한다.

“행복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행복한 사람과 그 반대의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행복은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해인사 율주 종진 스님)

불행의 원인 역시 ‘남과 비교해 고통을 스스로 떠안아서’(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것을 치유하는 방법이자 행복에 이르는 방법으로 ‘나쁜 생각이 들면 좋은 생각으로 돌리고, 욕심이 생기면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마음을 돌리는 것’(봉선사 회주 밀운 스님)이고 궁극적으로 ‘나를 보는 것’(청화 스님)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연한 전제와 결론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좀 남다르다. 이 ‘책’은 글이 아니라 ‘말’로 인해 엮어진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법당 안에서 수많은 대중을 상대로 설해진 ‘법문’이다. 때문에 청중의 눈높이에 맞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적절한 비유로 점철되어 있다. 생생하고 눈에 잡히는 듯하다.

2010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감동이 있는 법문’ 모음

이 책은 불교계 주간지인 <법보신문>, 그리고 월간지인 <불광>에 지난 2010년에 실렸던 큰스님들의 법문을 정리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많은 법문이 있었지만 그 중 일반인에게 곤혹스러운 교리 법문이나 선(禪) 법문은 대부분 제외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생활 법문을 위주로 선별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18편을 가려 엮었다. 때문에 독자들에게 무척 쉽고 친절하게 다가온다.

“운명을 바꾸고 싶은가?”라고 물으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놓고 이는 부처님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로 알 수 있게 해 달라.”(수진 스님)라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며 청중(독자)의 허를 찌르기도 하며, 진심이 통했을 때 사람들과 같이 울었던(청전 스님) 이야기를 통해 청중(독자)들을 눈물짓게도 한다. 화려한 것에만 집착하는 이들을 위해 선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겉모습에 치중하는 사람들을 혼내기도 하며(우송 스님), 나를 존재케 하는 뭇생명들에 감사하라(도법 스님)며 하심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시대의 큰스승 열여덟 분의 법문에는 애매한 결론은 없다. 어려운 교리를 이야기하거나 보통사람에게는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보이는 선(禪)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스님들을 상대로 한 설법이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설법이기 때문이다.

<법보신문>과 월간 <불광>은 지난해부터 큰스님들의 주옥같은 법문을 모아 단행본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책으로 지난해에는 성수 스님 등 스무 분의 법문을 모아 『기억에 남는 명법문』(2010년 불광출판사)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책은 그 두 번째에 해당하는 셈이다.


<불광출판사 펴냄 / 156쪽 / 1만 8000원>



2011-11-19 / 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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