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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등불 세상을 밝힌다”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지관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

경전에 의하면 과거, 현재, 미래, 삼세에 각각 천불이 계신다고 합니다. 이렇듯 많은 부처님이 계시지만 오직 청정법신 비로자나 부처님밖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도 노사나부처님도 아미타부처님도 계시지 않을 뿐 아니라,일체중생도 없고 또 우주의 산하대지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부처님을 믿는다고 할 때 그 부처님은 누구일까요.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의 교주이시고 2600여 년 전에 이 세상에 와서 45년간 설법을 하고 방대한 팔만대장경을 남기셨지만 근본은 바로 비로자나 부처님입니다.

허공에 달은 하나뿐이지 두 개가 있을 수 없습니다. 물 속에 비친 달은 1000개도 되고 만개도 됩니다. 그렇듯 비로자나 부처님도 삼천대천세계에 수많은 분신으로 나투어 있습니다. 부처님은 내‘밖’이 아닌 내‘안’에 있습니다.

마음이 청정한 자리가 바로 부처입니다. 마음이 진실해야 부처입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빛이 나고 맑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그 마음이화합해 하나가 되어야 청정해집니다.

이 마음이 화합하려면 그 마음이 오롯해야 합니다. 마음이 오롯해야 힘이 생기고 그 힘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오롯함은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대상을 두고 믿는 마음과 스스로를 믿고 의지하는 자력신앙이 있습니다. 이는 내 마음이 법이고 불·법·승이 나와 같다(同體三寶)는 것을 말합니다.

자력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은 그만큼 힘겨운 일입니다. 중생이 공덕을 쌓으려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수도를 해야 합니다. 하기 쉽고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것은 수도가 아니며 공덕이 없는 것입니다. 수도를 한다는 것은 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것입니다.

보살의 수행법인 육바라밀을 보면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돈이 있다고 보시를 하는 것이 아니듯이 자기를 희생하고 남을 돕는 마음을 내야 위대한 보시입니다.

부처님은 중생들에게 말씀하시길“남을 위해서 살아라. 너만 위해서 살지 말아라” 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의 뜻은‘나를 이롭게 하면서남도 이롭게 하고 살아라’라는 말이며 이웃에게 관심을 두어가면서 더불어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자리이타행(自利利他行)을 하면 사회가 맑아지고 밝아지는 것입니다.

지혜를 의미하는‘반야’도‘밝다’라는 뜻이며, 나에게 광명을 발해서 그 덕을 남에게도 발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중생들은 그 마음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항복 받아야 할까요. 그 마음을 맑고 바른 곳에 두어야 합니다.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을 버리려면 우선내가 한 것을 ‘체’하지 말아야 합니다‘. 높은체’, ‘잘난 체’, ‘있는 체’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덮고 있는 무명의 구름을 거둬내야 합니다.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을 일으키면 중생이고, 이를 가라앉혀 고요히 다스리면 부처님입니다. 항상 입과 몸과 뜻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거짓된 말, 듣기 좋은 말, 기분 내키는 대로 내뱉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스스로의 뜻을 잘 포섭해야 합니다. 지나친 탐심은 내지 말아야하며 내 것이 아닌 것에 탐을 내지 말아야합니다. 몸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도둑질, 살생, 간음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몸이 너무 편하면 병이 생겨 오래 살지 못합니다. 신심과 신념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일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늘 마음의 등불을 켜려고 노력하고 보다 가능한 방향으로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남도 이롭고 나도 이로운 삶을 살고 늘 심신을 닦아야 합니다.

* 만불신문 120호(2004년11월 13일)에서 옮겨 왔습니다.

2011-11-21 / 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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