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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0년 성보 수난과 보존의 역사 조명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불교중앙박물관 ‘되찾은 문화재 되살린 문화재’ 특별전
12월 9일까지…국보·보물 11건 등 총 131건 140점 전시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흥선 스님)은 지난 백년 동안 강탈, 도난, 훼손된 우리 문화유산의 사연을 모아, 특별전 ‘되찾은 문화재 되살린 문화재’를 10월 18일부터 12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100년 동안 강탈·도난 되고, 훼손되어온 총 131건 140점의 성보가 전시된다. 전시 성보 중에는 국보 1건, 보물 10건, 시도유형 7건이 포함돼 있다.

특별전은 △근현대 역사 속의 문화재 수난 △되찾은 문화재 이야기 △한국전쟁으로 인한 문화재 수난 △되살린 문화재 이야기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근현대 역사 속의 문화재 수난’이다.

우리나라는 1876년 병자수호조약이 체결된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5년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일본에 의해 많은 정신적. 물질적 수탈을 겪었다. 그 가운데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문화재에 대한 피해는 결코 회복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때 상당수의 문화재들이 조직적으로 약탈되거나, 혹은 개인들의 잘못된 욕심에 의해 제자리를 떠나 국내외로 반출되는 등의 수난을 겪었다. 그 중에는 무력과 권력을 동원하여 강제로 빼앗아 간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 문화재가 마음에 들어서 직접 값을 치르고 가져간 경우도 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은 후 나라가 안정을 찾으면서 해외로 나간 우리나라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전개됐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나서서 일본과 공식적인 협정을 통해 문화재를 반환받은 1965년의 한일협정이다. 이 협정은 공식적인 외교를 통해 문화재를 환수한 중요한 사례였으나,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둬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불교계를 중심으로 환수위원회를 조직하여 조선왕조실록이나 의궤 등 중요 유물을 되찾아오는 민간 주도의 해외유물반환운동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밖에 국·공립박물관에서 기증이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재를 되돌려 받거나, 유명한 해외 경매에 나온 유물을 구입하여 문화재를 되찾아 오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제1부 ‘근현대 역사 속의 문화재 수난’은 이렇게 해외로 유출되었다가 돌아온 불교문화재를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제2부는 ‘되찾은 문화재 이야기’는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불교문화재를 그 과정에 얽힌 사연들과 함께 전시한다.

되찾은 문화재는 각각이 구구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다. 이 문화재들은 도난 미수, 절도범의 자발적인 반환, 도난범의 체포, 재판을 통한 소유권의 확보 등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되돌아올 수 있었다.

도난 성보문화재 중 고창 선운사 관음전 금동지장보살좌상이나 고창 선운사 참당암 동종과 같은 경우는 절도범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제 스스로 원소장처로 문화재를 돌려보낸 경우다. 1997년 문경 김룡사 화장암에서는 절도범과 마주친 스님들이 도난범과 사투 끝에 문화재를 되찾기도 했다. 도갑사 목조문수·보현보살상이나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의 경우는 도난이 미수에 그쳐 가까스로 되찾은 예다. 무량사 삼층석탑에 봉안되었던 금동관음보살좌상과 지장보살좌상, 영동 영국사의 영산회상도 등은 재판을 통해 되찾은 사례들이다.

제3부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문화재 수난’이다. 전쟁을 이기고 우리에게 전래된 문화재와 그에 얽힌 사연을 선보인다.

한국전쟁은 종전의 어떤 전쟁보다도 파괴적이어서 한국전쟁 당시 강원지역 사찰의44%에 이르는 38곳과 폐사지 7곳이 피해를 보았다. 특히 피해 사찰 45곳 가운데 20곳은 미군과 국군에 의해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사찰 42곳, 전북 지역에서는 사찰 41곳이 피해를 입었다. 호남 지역 피해 사찰들 역시 대부분이 빨치산 토벌을 위한 아군과 경찰의 소각에 의해 그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경기지역 사찰은 93곳 가운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찰이 36곳이었고, 나머지는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그런 전쟁의 광풍 속에서도 반듯한 이성으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사람들이 있었다. 어떤 이는 군과 경찰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절을 폭격하고 소각하라는 상부의 명령에 슬기롭게 대처함으로서, 천년 고찰과 그 안에 간직된 문화재를 지켜냈다. 명령에 따라 절을 불태우려는 군인들을 목숨 걸고 막아섬으로써 위기에 처한 사찰을 구해낸 한암 스님 같은 분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문화재를 땅에 숨겨 전쟁의 광기에서 보호한 스님들도 있었다.

이처럼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간에도 맑은 눈과 귀한 마음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낸 분들이 있었기에 무수한 문화재들이 전쟁을 넘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제4부는 ‘되살린 문화재 이야기’이다.

문화재 또한 물성을 지녀 흐르는 세월 속에 변형되고, 약화되고, 사라져가게 마련이다. 인위적으로 문화재를 파괴·손상시키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혹은 인위적으로 훼손된 문화재를 경험적 기술과 과학적 지식을 통해 원형으로 회복시키는 일이 보존처리이다. 보존처리는 문화재를 되살리고 문화재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일이다.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는 또 하나의 길이 곧 보존처리입니다. 제4부에서는 보존처리를 통해 되살아난 지류·금속·석조 등 다양한 재질의 문화재들이 전시된다.

2012-10-22 / 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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