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33인 종교인 원탁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5대 종교 대표가 10월 23일 오전 11시 쌍용자동차(이하 쌍차) 평택공장을 방문해 현 노조 집행부와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이유일 사장 등 사측과 농성 중인 쌍차 해고노동자를 잇따라 만난데 이어 추진됐으며 불교에서는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과 혜조 스님(조계종 노동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개신교에서는 이훈삼 목사, 천주교에서는 박정우 신부, 원불교에서는 김계현 교무, 천도교에서는 이윤경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노조 측에서는 김규한 위원장, 문재형 수석부위원장, 강성원 부위원장, 조영진 정책실장, 이봉수 사무국장, 이규백 교섭실장, 이현주 고용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규한 위원장은 “지난 과정 속에서 우리들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공장을 복구시키기 위해 그간 어떠한 노력들을 해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무급휴직자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종교대표들은 쌍용자동차 문제 전반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당부의 말을 이어갔다. 혜조 스님은 “서로 다른 의도와 배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불신이 큰 문제인 것 같다.”며 “정치적 입장 등 모두를 털어놓고 대화해 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훈삼 목사는 “문제의 원인에 대한 입장에 따라 갈등이 깊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인격적인 신뢰와 감정을 풀지 않으면 어우니, 먼저 양보하고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도법 스님도 “사측, 해고자, 기업노조 세 단위의 목소리를 들는데,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각각의 정당성과 불신, 억울함이 있다.”며 “자본과 노동의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관점에서 해답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 화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규한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문제는 정부와 여·야도 책임이 있다.”지적하고 “함께 책임을 갖고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무급휴직자 뿐만 아니라 이제는 해고노동자에 대한 고민도 시작하고 있다.”며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 하며 대화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현 노조집행부와 면담 후 5대 종교대표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으며, 공장을 나온 후 평택공장 앞에 있는 금속노조 산하 쌍용차지부 노조사무실에서 한상균 전 쌍용자동차 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상균 지부장은 5대 종교대표들에게 “무엇보다 쌍차문제에 대한 진실 규명과 그에 따른 조치가 취해져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5대 종교대표들은 앞으로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서 관계자와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한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