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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드러운 말이 참 보시행” [법문/수행] 글자크게글자작게

 
정련 스님(부산 내원정사 주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듣고 배웠으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자님들은 부처님이나 조사 스님들의 말씀을 많이 듣고 그 내용을 마음에 담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보고 듣고 배운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실천을 통해 탐내는 마음, 화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깨우쳐야 합니다.

중국의 백낙천이라는 사람이 도림 선사를 찾아가 “어떤 것이 불교입니까? 한 마디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도림 선사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衆善奉行)’ 즉, “악한 일 하지 말고 착한 일하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백낙천이 “세 살짜리 아이도 알겠다.”고 빈정대듯 말하자, 도림 선사가 “세 살짜리 아이도 말할 수 있으나, 팔십된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일화가 있습니다.

착한 일 많이 하고,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그 마음이 곧 깨달음의 근본 마음입니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때로는 화내는 마음이 금방 일어나고, 또 뭔가를 가지려는 탐심, 어리석은 생각이 계속 일어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생각을 돌릴 수 있을까요? 삿된 마음을 바로 잡으려면 바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염불, 참선, 절 등의 수행을 하는 것도 바른 생각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또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는 보시를 해야 합니다. 참보시는 재물을 나누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남을 칭찬하고 공경하고 어려움을 함께 할수 있는 생각이 금전적인 보시보다 더 소중한 보시입니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라도 보시가 됩니다. 그런데 불자님들은 자비로운 말 한마디를 왜 그리 아끼십니까? 남을 칭찬하는 말은 왜 아끼시는가요? 칭찬도 자주 하면 늡니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참다운 공양구’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일생 동안 부드러운 말만 하더라도 다 못하고 죽습니다. 남을 칭찬하는 말, 공경하는 말을 아끼지 맙시다.

우리 이웃을 보면 참으로 힘든 가정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 보시하면 공덕이 쌓여갑니다. ‘보시하자’고 굳게 마음을 다지면 저절로 보시하게 됩니다. 남에게 베푸는 그 마음으로 인해 공덕의 숲은 커져갑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단 한 번이라도 큰 진심을 일으키면 공덕의 숲은 한 번에 다 타버립니다. ‘참자, 참자, 참자’하는 마음을 가지면 반드시 참아집니다.

우리 중생들은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내 몸을 다맡겨 버립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현상에는 끄달리면서도 왜 눈에 보이지 않는 고질병인 탐·진·치 삼독은 보지 못하는 걸까요? 진심을 한 번 일으키면 100만 가지 장애가 생긴다고 합니다. 반면 한 번 자비심 일으키면 모든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합니다. 나도 착한 일 하면서 남도 착한 일을 하도록 유도하고, 내가 나쁜 일 안하면서 남도 나쁜 일 안하게 하는 공덕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전 세계 중생들에게 비춰지도록 모든 불교인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많이 듣고 배워 진리의 등불을 환하게 밝혀 모든 이들이 거리낌 없이 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 사바세계가 불국토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 이 법문은 만불신문 124호(2005년 1월 8일자)에서 옮겨 왔습니다.

2012-02-10 / 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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