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연구소 통합종단 출범 50주년 기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는 7월 18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통합종단 출범 50주년 기념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통합종단 출범 이후 제시한 종단 3대 사업 중 도제양성과 포교에 대해 살펴보고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조계종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전국을 하나로 연결하여 사찰과 스님을 하나의 교단으로 묶은 것은 한국 밖에 없다.”고 평가한 뒤 “오늘 이 자리는 50년간 진행해온 종단 3대 사업을 점검하는 자리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서 한국불교와 조계종이 더욱 발전하여 크게 중흥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를 주최한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법안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통합종단 50년을 맞이하는 지금이야말로 그 동안 종단 차원에서 힘써 왔던 승가교육과 전법포교, 그리고 대사회활동의 성과와 현황에 대한 흐름과 맥락을 찾아 향후의 과제를 도출하고 새롭게 다가올 시대에 걸맞은 전망을 제시할 때”라며 “조계종 승가교육의 활동과 과제를 밝히고 포교활동의 성과와 전망을 제시하며, 나아가 21세기 한국사회에서 조계종이 인류의 정신문화를 계도할 수 있는 보다 보편적이고 적합한 미래의 모습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세미나의 의의를 설명했다.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의 사회로 시작된 세미나에서 교육원 교육부장 법인 스님은 ‘조계종 승가교육의 활동과 과제’라는 주제 발제문에서 “흔히들 ‘교육은 백 년의 대계’라고 말한다. 그러나 백 년 뒤의 미래는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여기서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진행하는 현재가 바로 미래인 것이다. 이제는 결단하고 실행해야 할 때이다.”라고 강조한 뒤 1994년 종단개혁 이전과 이후의 승가교육, 2012년 현재의 승가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종단 승가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법인 스님은 승가교육의 개선을 위해 우선해야 할 것으로 기본교육 교과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과 지속적인 내실화를 꼽았다. 이와 더불어 기본교육 교재의 한글화, 기본교육 교수법의 현대화, 인문학적 소양의 습득과 창조적 응용 능력의 배양, 수행과 품성을 겸비한 종교지도자 육성, 전문교육기관을 통한 전문가 양성, 풍부한 재교육 프로그램의 상설화와 지속적 내실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교육, 교육기관의 효율적인 조정과 다양화, 교육교역자의 위상 정립과 배출, 불교관과 수행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우수한 인재를 출가수행자로 영입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지정 토론한 고영섭 동국대 교수는 “승가교육의 핵심 관건인 우수한 인재를 출가자로 영입하는 것은 결국 그 사회·조직의 높은 삶의 질과 넓은 문화의 질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승가사회에 들어온 출가수행자를 전인적 인간으로 교육시키는 것”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섭 교수는 발제문의 승가교육의 12가지 개선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발제문에서 제시한 승가교육의 다섯 가지 진단과 여섯 가지의 새로운 처방에 대해 공감하며, 일반교육과 다른 승가교육의 독자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는 ‘조계종 포교활동의 성과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 스님이 발제했다. 송묵 스님은 조계종 포교활동에 대해 연령별, 계층별, 단체포교, 신도교육과 품계제도, 수도권 및 지역포교의 현황과 종책지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한 토론자로 나선 서재영 불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펴는 전법(傳法)은 승가와 교단의 존재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포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한국불교사에서 교단이 나셨던 전법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포교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행해진 전법은 근대적 시공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서재영 연구원은 △포교에 대한 이념적 지표확립의 문제 △지역 포교거점의 육성 문제 △포교전략의 수립과 지원 △포교지원팀 운영과 전법기금의 필요성 △포교사의 위상과 역할의 문제 △지식기반 시대에 부응하는 수행 프로그램 개발 △매체포교의 점검과 방향 등 통합종단 50년 포교활동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의 말을 덧붙였다.
세 번째 발제는 이도흠 한양대학교 교수가 ‘21세기 한국 사회와 조계종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도흠 교수는 “지금 한국불교는 쇠멸의 도중에 있다.”며 “기독교에 밀려 이미 소수종교로 전락하였고, 스님들은 위의를 상실하였고, 대중들은 불교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 후, 이는 외부적 요인과 함께 승단의 타락과 범계 행위, 주도적 담론의 창출 실패, 교리 및 교육·포교의 전근대성, 사회적 실천의 부족 등 내부적 요인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도흠 교수는 향후 21세기 한국 사회의 과제를 불교가 주도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생명문제에 대한 연기론적 대안 제시 △갈등의 불교적 해결 △복지와 상생에 대한 눈부처론과 보살행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종단은 사회적 실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 불교의 성패가 달려있음을 직시하고 이에 매진해야한다.”며 “사회담론을 생산할 씽크탱크를 만들고, 심충분석과 토론 및 이론화 과정을 거쳐 불교적 대안을 제시하고 단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 나선 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 스님은 “교수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문을 연 뒤 발제문에서 제시한 △20세기 한국 사회의 과제에 대한 언급 △21세기 과제 해결을 위한 연기적 세계관에 대한 정리 △간화선과 연기론적 세계관의 공존 △윤회와 연기론적 세계관의 공존 등에 대한 질의를 마지막으로 세미나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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