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의 관음, 수월스님을 선양하는 불사가 중국불교계 최고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봉행됐다.
26일 오전 10시 중국 지린성 투먼시 일광산에서 열린 '일광산 화엄사 대웅보전 낙성 및 불상 개안 경축법회'에는 중국불교협회부회장 명생스님, 국가종교국 장견영부국장, 김기덕 투먼시장 등 2만여명이 동참했다. 한국측에서도 불교방송이사장 영담스님과 지준 도완 학담 무애 종호 종성 재현 범해 선문 진호 승언스님 등 중앙종회 종책모임 보림회 회원과 최명준 불교방송 고문이 참석했다.
990㎡ 규모로 조성된 대웅전은 중국 건축양식의 3층 건물 높이로 지어졌고, 단청은 한국의 고유양식, 탱화는 북한 만수대창작단의 제작으로 장엄됐다. 법당 중앙에는 7m 높이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가 모셔졌고, 가섭과 아난존자가 부처님좌우에 위치하는 모형으로 조성됐다. 대웅전과 함께 산문, 사천왕전, 장경전이 불사를 마쳤고, 향후 3년내에 모두 불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기덕 투먼시 시장은 “화엄사와 수월정사 등의 건립은 투먼시민들에게 소중한 불교문화의 장이 될 것이고, 조화와 화합을 표방하는 국가정책의 일환으로서도 환영받을 일”이라고 불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선족이 세운 최초의 사찰 건립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 광동성에서 참석한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명생스님은 “관세음보살의 화신 같은 삶을 살다간 수월스님의 이야기를 영담스님으로부터 전해듣고 감동을 받아 행사에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며 “중국과 남북한의 불교양식이 모두 반영된 뜻 깊은 화엄사 건립을 계기로 더 깊은 한중불교계의 우호와 활성화를 기대하며, 두 나라 인민이 더 큰 복덕을 누리기를 기원한다”고 축원했다.
수월정사 건립추진위원회 해외명예회장를 맡고 있는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스님은 “화엄사와 수월정사의 건립은 수월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포교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의미와 함께 수월스님이 직접 사셨던 자리에 사찰을 건립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웅전과 경내를 가득 메운 2만여 중국불자들은 법회가 진행되는 내내 염불정근을 하며 자리를 지켰고, 명생스님이 중국의식으로 개안선포를 하자 참석자 모두 두팔과 손바닥을 높이 치켜들어 삼존불점안을 봉축하는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중국의 전통적 명절인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9일)인 이날 낙성식에는 시정부가 일광산 화엄사까지 셔틀버스 40대를 운행해 참석자들의 편의를 도왔으며, 법회가 열리기 전날부터 도문시 불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편, 이에 앞서 오전 9시에는 일광산 중턱에 위치한 수월스님의 옛 거처를 복원하는 기공식이 열렸다. 수월스님이 머물렀던 곳으로 추정되는 이곳에는 ‘수월정사’라고 불릴 소규모의 건축물을 세워 수월스님 관련 유적과 유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도문시의 한 관계자는 “한국측 스님들과 중앙정부의 관심과 도움으로 행사를 훌륭히 마칠 수 있었다”며 “한국과 중국인민 모두에게 추앙받는 수월스님을 선양하는 화엄사와 옛터 복원을 잘 마무리해 도문의 경제와 산업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